독일 통계청은 15일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독일 실질 GDP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6%로 역성장했다가 2021년 2.7%, 2022년 1.9%로 회복세를 이어왔다.
루트 브란트 통계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진정세에도 여전히 높은 물가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았다”며 “여기에 고금리와 국내외 주문 감소 등이 겹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2020년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하던 독일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후퇴로 인해 독일의 실질 GDP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도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는 높다”고 강조했다.
독일 경제는 2022년 4분기 -0.4%, 지난해 1분기 -0.1%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이미 기술적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 독일 경제는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큰 특성상 고금리와 에너지 비용 급등과 같은 최근 세계 경제의 여러 타격 요인에 주변국보다 더 크게 노출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에너지 집약 산업인 화학 업종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비해 생산량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독일 가계 소비는 0.8% 줄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5% 낮았다. 팬데믹 관련 정부 조치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정부 지출도 1.7%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소매 판매, 수출, 산업 생산 모두 작년에 줄어들었다”며 “여기에다 독일 경제는 지난해 전국적인 열차 파업과 연료 보조금 삭감에 반대하는 농부들의 시위 등이 더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전했다.
올해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킬세계경제연구소(IfW)는 독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가운데 소비가 경제를 지탱함에 따라 올해 실질 GDP가 0.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코메르츠방크와 도이체방크 등은 독일 경제가 올해도 뒷걸음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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