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위기에 불어나는 해운 보험료…인플레 재발하나

입력 2024-01-16 07:59   수정 2024-01-16 08:0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예멘 후티 반군의 무력 도발로 인해 국제 해운 보험료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행 위험성이 급격히 커진 탓이다. 미국 정부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해운사에 홍해를 우회하라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국제 주요 해운로가 막히며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업계에서 홍해를 항행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료가 선박 가격의 0.75~1%로 급등했다. 지난달 대비 10배 이상 치솟았다. 1억달러 상당의 신규 건조 선박이 항행할 경우 한 척당 100만달러의 보험료를 내는 셈이다.

해운업계에선 홍해 대신 아프리카 우회로를 선택하는 해운사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전쟁에 대한 보험료보다 선박 연료비가 더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프로드 모케달 클락슨증권 애널리스트는 "선사와 해운사들은 이제 수에즈 운하를 통과료와 보험료를 합친 비용보다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치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일 미군과 영국군이 예멘에 있는 후티 반군의 본거지를 공격한 뒤 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후티 반군의 보복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후티 반군은 15일 예멘 남부 아덴만 인근에서 미국 기업 소속의 선박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후 후티 공보국의 나스레딘 아메르 부국장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꼭 이스라엘로 향하지 않아도 미국 선박이라면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당국은 당분간 홍해 항행을 자제할 것을 해운사에 촉구했다. 미 교통부는 이날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홍해를 우회하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해운협회인 발틱국제해운동맹(BIMCO)도 미국 해군 중앙사령부를 인용하면서 "현재 불안정한 상황이 단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홍해 항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담당하는 홍해 해운길이 막히면서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치는 경로는 홍해 경로보다 약 9000㎞ 길다. 운항 기간도 7~10일 정도 더 걸린다. 연료 비용과 보험료가 상승하며 원자재 가격도 급등할 것이란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국제 운송비용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새로운 도화선이 생겨났다"며 "원자재부터 일반 공산품까지 모든 영역에서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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