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50명 줄이겠다"…한동훈의 '파격 실험' 성공할까

입력 2024-01-16 16:22   수정 2024-01-16 16:2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의원 정수 감축을 네 번째 '정치개혁'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 300명인 의원 정수를 250명으로 줄이겠다는 구상으로, 30명을 줄이겠다던 김기현 전 대표의 제안보다 감축 규모를 20명 더 늘린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안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며 "지금 국회의원 수 300명, 적정한가, 아니면 줄여야 하는가. 여러분께 여쭤보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민주당은 이번에도 반대할 것이냐. 지금 민주당만 반대하지 않는다면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물었다. 국회의원 정수 감축은 한 위원장이 내놓은 네 번째 정치개혁안이다. 그는 앞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의 보궐선거 무공천을 제시했다.

한 위원장이 내건 국회의원 정수 50명 감축은 비례대표를 대폭 줄이거나, 지역구를 통폐합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수는 300명(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이다. 헌법은 '국회의원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위원장은 비례대표 축소 가능성에 힘을 실은 분위기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면 비례대표 의원 중 실제로 과연 직능을 대표한다기보다는 다음 자리, 다음 지역구를 따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충성하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가짜뉴스를 뿜어댄 예를 많이 봐 왔다"면서 "물론 직능자와 소수자를 대표한다는 비례대표의 순기능이 있지만, 민주당이 그렇게 운영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의원 정수 감축은 '포퓰리즘'이라는 취지의 비판에 대해선 "실천적 문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치개혁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하며 하나씩 실천적 요구를 굳혀왔다"며 "이 부분(의원 수 축소에) 있어 실천적으로 할 방법은 제 확고한 다짐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지금 우리 국회가 하는 일에 비해 의원 숫자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도 그렇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도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 대표 당선 이후 국회의원 정수 10%(30명) 감축을 골자로 한 정치 쇄신안을 꺼내 든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야당 지도부가 '포퓰리즘'으로 규정해 비난하고 나섰고, 곧 이내 공식 테이블에도 올라오지 못한 채 흐지부지돼버렸다. 이날도 야당에서는 한 위원장을 향한 "허경영과 안철수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박용진 민주당 의원), "선거제도의 퇴행"(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찬성하면 바로 하겠지만, 민주당이 반대해도 총선에서 승리해서 의원 정수 축소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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