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일본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일학개미’들이 일본 증시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일본 주식 순매수도 9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스트펀드 닛케이225 레버리지 인덱스’ ETF를 875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산 일본 종목 중 순매수 상위 2위다. 노무라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 ETF는 니케이225 지수 선물의 하루 등락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비슷한 상품인 ‘라쿠텐 닛케이225 레버리지 인덱스’(857만달러)도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순매수 1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2244만달러)였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월별 순매수 상위권은 대부분 엔화표시 미국채 ETF 또는 일본 반도체기업 ETF가 차지했다. 지난해 5월 닛케이225 지수가 한 달 사이 8% 넘게 오를 때도 국내 투자자들은 엔화 표시 미국채 ETF를 주로 사들였다. 향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원화 환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엔화가 강세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수그러든데다 일본 증시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엔화 환율은 지난달 28일 엔당 9원15전에서 전날 9원5전으로 소폭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일본 증시 관련 레버리지 ETF가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일본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한 종목 뿐이다.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본 주식 순매수액도 급증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일학개미는 일본 주식을 총 5446만달러 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628만달러)보다 9배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노토반도 지진으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사라졌고,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NISA) 제도가 실행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11월부터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물가보다 경기를 더욱 신경쓰면서 일본 증시 조정 우려도 가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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