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7일 14: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와 SK온의 외화채 발행 작업이 줄줄이 흥행했다. 한국 외화채를 사들이려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요가 갈수록 강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날 열린 외화채 수요예측을 통해 3년물 5억달러(약 6730억원) 발행을 확정했다. 수요예측에서 40억달러의 매수 주문이 접수되는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끌었다. 발행일은 이달 23일이다.
금리 부담도 다소 줄였다. 기관투자가의 주문이 몰리면서 최초 제시한 금리(IPG)보다 0.4%포인트가량 낮췄다.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 차환에 쓴다.
SK온의 미국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도 이날 3년 만기 5억달러 외화채 발행을 결정했다. KB국민은행의 보증을 받아 신용도를 높인 게 흥행 비결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번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무디스가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신용등급으로 부여한 ‘Aa3’ 등급으로 평가됐다.
SK온은 국내외 채권발행시장(DCM)을 뚫는 등 조달채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설비를 꾸준히 구축하는 만큼 투자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에서다.
SK온은 지난해에도 국내 회사채 시장과 외화채 시장을 모두 찾았다. 지난해 5월에는 수요예측에서 50억달러가 넘는 주문을 받으면서 3년 만기로 9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발행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의 문도 처음으로 두드렸다. SK온은 지난해 10월 2년물 650억원 3년물 135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찍었다.
포스코와 SK온을 비롯해 한국 기업들의 외화채 조달 바람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부각되자 그 대체재로 한국 기업의 외화채를 담으려는 기관투자가의 선호도가 커진 결과다. 올들어 현대캐피탈아메리카, 한국수출입은행, SK하이닉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외화채 조달에 성공했다. CJ도 외화채 발행을 위해 외국계 증권사들과 주관사 선정 등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나란히 외화채 조달에 나설 조짐이다. 신한은행은 처음으로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삼아 신용을 높이고, 이를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우리은행은 달러채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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