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대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방법을 고려해 산업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 군산 예비후보로 4월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채이배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삼일회계법인 회계사와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한 능력을 인정받아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의 전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인 ‘타다’의 운영을 가로막는 이른바 ‘타다금지법’ 본회의 표결에서 “170만 명의 이용자는 선택권을 잃게 될 것”이라며 반대표를 던지며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타다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자 정치권에선 “채 전 의원이 옳았다”는 평가가 회자됐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상장회사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해당 법안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새로운 법체계를 정비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채 전 의원은 “상장회사가 대부분인데도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만든 법을 준하여 적용하는 게 한국 상법의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따르기 쉬운 법체계를 정비해 산업 생태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증권집단 소송제도를 만드는 데 10년 정도 걸렸지만, 직접 입법 발의자로 나섰던 회계 개혁법은 2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회계사나 경재개혁연구소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정책 역량을 통해 22대 국회에서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위한 입법 활동을 하겠다는 게 채 전 의원의 생각이다.
현재 민주당에서 검토하는 기본소득·횡재세 등에 대해선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채 전 의원은 “불공정하게 폭리를 취한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일시적인 횡재세는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AI로 인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제적 여건만 준비되면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정책의 기준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이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채 전 의원은 “금융투자세를 두고도 정부 입장이 '유예'와 '폐지'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며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불안한 심리에 국민들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한 원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채 전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경제 정책이 반시장적이거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면 과감히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여당 의원이라도 잘못된 정책이 나오면 제동을 걸어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채 전 의원은 이어 “전문가로서 가지고 있는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정치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합리와 상생의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역구민을 위한 1호 공약으로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군산RE100’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전 의원은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GM대우가 문을 닫으며 지역 경제가 위축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를 활용해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넘어 ‘청년이 떠나지 않는 경제·문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채 전 의원의 포부다. 그는 “두 대기업이 문을 닫자 군산 출신이 아닌 청년들이 지역을 많이 떠나면서 경제가 위축됐다”며 “기업들이 새롭게 만든 일자리는 지역 주민들의 것이 돼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채 전 의원은 이어 “그 일자리에 맞게 지역 주민이 준비돼야 한다”며 “공공이나 민간의 직업훈련 지원, 관련 자격증 취득 과정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잘 누릴 수 있도록 문화 산업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며 “군산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역사적 유산을 활용해 경제·문화가 어우러지는 군산으로 탈바꿈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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