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17일 2024년 및 2023년 4분기 전망을 담은 제약·바이오산업 보고서에서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이 주요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약가인하로 발생하는 실적 공백을 인수합병(M&A)이나 기술거래로 메워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먼저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제약·바이오섹터는 기관과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며 "금리 인하나 실적개선 등 이유보다 글로벌 제약사의 위기에 따른 기술거래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2026년부터 약가 인하가 시행돼 약가 인하폭은 20~25%정도로 추정되며 2031년까지 약가인하로 인해 약 985억달러에 댈하는 의약품 지출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미국의회예산처)된다"고 밝혔다. 약가 인하로 영향이 큰 기업은 미국 BMS로 약가 인하 대상의 매출액 비중은 26%이고, 이어 일라이릴리(22%), J&J(15%), 암젠(16%), 아스트라제네카(11%) 등이다.
이들은 항암제보다는 만성질환 등에서의 차별적인 약물에 보다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타의 포시가, MSD의 자누비아 등이 그 사례다. 항암제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항체를 기반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ADC 기술거래는 2022년에 이어 2023년
가장 많은 비중의 거래액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항체는 2023년 CD3 항체 기반의 이중항체 승인이 4건이 있었다. 레고켐바이오, 오름테라퓨틱스의 글로벌 기술계약이 체결된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다. 그는 "ADC, 비만치료제 등의 글로벌 기술트렌드에 맞춰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글로벌 수준의 연구성과 도출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네트워크의 내재화한 기술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대형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4공장 가동율이 올라가면서 하반기 실적이 큰 폭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셀트리온에 대해 "재고자산 및 무형자산 상각비용으로 상반기 실적은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짐펜트라 미국 진출 성과,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셀트리온 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등으로 주가는 이벤트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짐펜트라의 미국 성과가 의미있게 나타나는 하반기부터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업계는 안정적인 매출처가 없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조달 이슈가 없고 성공적인 임상결
과 발표 및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간암 1차치료제로 신약승인이 기대되는 HLB, 얀센에 이어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플랫폼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레고켐바이오, 유한양행에 알러지치료제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기술이전을 준비하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을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그외에도 6년만에 미국 FDA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은 혈액제제에 대한 구체적인 미국 판매 성과 및 완제(DP) 위탁생산(CMO)으로 글로벌 성과가 기대되는 녹십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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