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룰에…분노한 다선, 한숨돌린 초·재선

입력 2024-01-17 18:33   수정 2024-01-18 02:10


국민의힘이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및 ‘하위 평가 30%’ 현역 의원에 대한 페널티 등을 골자로 한 ‘공천룰’을 내놓자 17일 당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영남권 다선 의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들끓었다. 반면 당초 20% 이상일 것으로 예상됐던 컷오프 비율이 10%로 나오자 현역들로선 ‘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실제 컷오프 규모는 (10%보다) 더 나올 수 있다”고 밝혀 대폭 물갈이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선 중진 “용산 출신 밀어주기” 반발
다선 의원들은 물밑에서 감점 규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이면서 하위 평가자일 경우 경선 득표율에서 최대 35%까지 감산당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양자 구도로 경선을 치를 때 경쟁자가 청년(15%) 또는 정치신인(7%) 가점을 받으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당 기여도 등 평가 항목을 언급하며 “당직을 맡지 않은 다선 의원은 사실상 아웃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출신 출마자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치 신인·여성·청년 등에 대한 가산이 사실상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중 현역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예고한 인물은 10명가량이다. 대부분 영남권에 많다. 영남권 한 의원은 “대통령 간판을 달고 출마하는 이들을 정치 신인이라고 가산점을 주는 게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4·5선 중진들의 오찬에서도 일부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평가 지표가 세부적이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수도권과 호남·충청권에서 ‘당원 20%, 일반국민 80%’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역선택에 대한 우려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역 컷오프 비율이 10%로 예상보다 낮게 설정된 점에 안도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경선으로 갈 수만 있다면 여론조사 비중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이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韓 “정청래 대항마 김경율” 직접 소개
이날 한 위원장은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회계사 출신인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포을에 출마한다고 직접 소개했다. 김 위원은 <조국 흑서> 집필자로 유명하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겨냥한 ‘자객 공천’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개딸전체주의와 운동권특권주의, 이재명 개인 사당으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정청래 의원”이라며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발표한 뒤 특정 인사를 밀어주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설지연/정소람/박주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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