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적발 '건수는 줄고 중량은 늘고' 왜?

입력 2024-01-17 18:38   수정 2024-01-17 18:55


지난해 국내 마약밀수 단속 결과, 단속 건수는 줄었지만 밀수입한 총중량은 늘었다. 단속 한 건당 중량이 1㎏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17일 인천공항본부세관에서 지난해 마약밀수 단속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단속 건수는 9% 감소했으나 중량은 23% 늘었다. 단속 총중량은 지난해 769㎏으로 전년도 624㎏에 비해 증가했다. 단속 건당 중량도 2020년 213g, 2021년 446g, 2022년 810g, 2023년 1092g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해마다 건당 중량이 늘고 있어 소량 밀수보다 대형화 추세라고 관세청은 분석했다.

밀수경로는 국제우편 328건(46%)·327kg(43%)으로 가장 많았다. 특송화물은 194건(28%)·274kg(36%), 여행자 177건(25%)·148kg(19%) 순이었다. 국제우편·특송화물 이용 밀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여행자 밀수는 많이 증가해 개인별 마약밀수가 성행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여행자 밀수는 2022년 112건에서 지난해 177건으로 늘었으며, 총중량도 36.2㎏에서 148.1㎏ 급증했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라 여행자를 통한 마약밀수가 급증해 코로나 이전의 밀수 형태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운반책 포섭을 통한 국제 마약범죄 조직의 밀수 시도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주요 단속 품목은 필로폰 438㎏(57%)·155건(18%) > 대마 143㎏(19%)·212건(25%) > 케타민 38㎏(5%)·69건(8%) > 엑스터시(MDMA) 30㎏(4%)·89건(10%) 순이었다.

주요 출발국은 태국 187㎏(24%)·101건(14%), 미국 152㎏(20%)·213건(29%), 독일 93㎏(12%)·44건(6%), 라오스 66㎏(9%)·18건(2%) 등이었다.




태국과 미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독일과 말레이시아가 주요 마약류 공급국으로 부각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요 마약류 출발국인 태국과 네덜란드·말레이시아의 경우, 해당국 관세 당국과 합동단속 이후 적발량의 감소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마약밀수는 특성상 단속 활동을 회피하기 위해 밀수수법이 지속해서 변화한다"며 "변화하는 환경과 밀수수법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말했다.

이날 관세청은 마약과의 전쟁 2년 차를 맞아 여행자 마약밀수 단속 현장 점검이 있었다. 신변에 은닉한 마약류를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 예정인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와 신규 도입 장비인 열화상 카메라에 대한 시연도 함께 이뤄졌다.

관세청은 올해 인천국제공항에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3대(T1 2대, T2 1대)를 설치하고 내년에 13대를 추가 도입해 전국 주요 공항에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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