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17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나 “독일 머크 그룹 측으로부터 경기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전날인 지난 16일 다보스 메인 행사장인 콩그레스센터에서 카이 베크만 일렉트로닉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전자재료 부문의 경기도 투자를 요청했다.
머크는 356년 역사의 과학기술기업으로 2002년 평택 포승국가산업단지에 연구소와 공장을 준공한 이후 평택, 안산에 OLED 소재 연구소와 반도체 제조 장비 생산시설 등을 증설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머크의 도내 투자는 2700억원, 고용은 1700명에 달한다.
베크만 회장은 김 지사와의 간담회에서 경기도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이유로 우수한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불필요한 행정규제 등 관료주의가 없을 뿐 아니라 대중국 수출 등 국제무역에 지리적 장점이 있는 점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머크와의 구체적인 계약 규모에 대해선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누적 투자 규모를 웃도는 대규모 투자가 단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싱가포르 대통령과 장관, 중국 랴오닝성 성장,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총리 등 아시아 지역 중앙 및 지방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 지사는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조세핀 테오 통신정보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경기도 청년 사다리 정책을 설명하며 “싱가포르 대학에도 경기도의 청년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도가 도입한 청년 사다리 정책은 만 19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들에게 외국대학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은 “싱가포르에 돌아가서 교육부에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경기도는 싱가포르 측과 조만간 실무 워킹그룹을 꾸려 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싱가포르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만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김 지사는 비롤 총장에게 지방정부 단위의 세계 에너지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비롤 총장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포럼 나흘째인 오는 18일(현지시간)엔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인 스타트업) 7곳이 참석하는 스타트업 세션 관련 패널 진행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 세션에 초청받은 정부 및 지자체 인사는 김 지사가 유일하다.
다보스=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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