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만명이 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를 보유한 '재계 셀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직접 대중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정 부회장은 '용진이 형'이라고 불리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를 '관종'(관심종자의 준말)이라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8일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오너 3~4세 경영자들도 본인처럼 세상 밖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가 SNS에서 네티즌들과 친밀감을 쌓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23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내 한지희씨 플루트 독주회에서 자녀들의 모습을 공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은 자신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에 대해 "안티가 많은 건 너무 해피(행복)한 것"이라며 "왜냐하면 안티가 많으면 많을수록 '찐팬'(열렬한 팬)이 많다는 증거니까"라고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찐팬이 많아서 나한테 뭐가 이롭지'라는 생각하면 별로 (이득이) 없지만, 차라리 안티가 편할 때도 있다"며 "찐팬이 많다, 고맙죠"라고도 전했다.
평소 다양한 인사를 쿠킹 스튜디오에 초대해 직접 요리해 대접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카메라 앞에서 빼어난 솜씨로 '칠리크랩'을 만들어냈다. 능숙한 웍질(중국식 프라이팬 웍을 다루는 일)을 마친 그는 "경영은 제 숙명이고 요리는 제 취미인 거예요. 이게(요리) 숙명이 되면 어떡합니까, 큰일 나지"라며 "(요리가) 재밌죠. 왜냐하면 맛있게 드셔주시니까"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약 5년 전부터 요리에 재미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내 한지희씨가 '적적할 때 직접 요리해보라'고 권유한 뒤 시작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정 부회장은 "이마트와 요리는 접목하지 말아달라, (요리는) 취미생활이다. 만약에 요리를 안 했다면 집에서 퍼져 자거나 사람들을 만나고 고깃집 가서 접대할 텐데 그것보다는 이 인생이 훨씬 더 나은 거 같다"고 털어놨다.
"이마트는 더 잘돼야 합니다. 이 세상은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가 나눠지게 돼 있어요. 본업 오프라인을 장악하는 게 목적이에요, 온라인은 G마켓을 통해서 견제하면서 들어갈 겁니다." 영상 속 정 부회장은 주방 화구 앞에 서서 이렇게 강조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2024년도 신년사에서 '단 한 클릭의 격차'를 뜻하는 'ONE LESS CLICK'(원 레스 클릭)을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 시장과 고객은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고 우리에게 묻고 있고, 이 물음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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