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동…"北, 시대착오적 쇄국정책 안 통해"

입력 2024-01-18 17:00   수정 2024-01-18 17:08



한국, 미국, 일본 3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북한의 최근 계속되는 위협과 도발에 대해 강도 높게 규탄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북핵 위협과 북러 군사 연대 강화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3국 북핵 수석대표가 만나는 건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김 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나, 북한은 역주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해 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며 평화와 통일을 져버렸다. 북한은 1월 초부터 수백발의 포병 사격을 실시하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며 "이는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억제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이 우리 사회를 교란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단념시킬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김 본부장은 "북한의 점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으며, 지난 17일 이뤄진 해상차단 독자제재 발표는 우리의 단호한 의지 표명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몇 년 전부터 북한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외부 문화, 언어, 정보를 유입하고 확산시키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한 법령을 제정했다. 최근엔 대남 기구들의 폐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이를 두고 '북한판 쇄국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대착오적 시도는 스스로를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며 "‘전쟁이냐 평화냐’를 협박하는 종래의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해서도 "북한을 막다른 길로 이끌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 규칙과 규범의 노골적 위반자라는 평판만 강화하게 된다"고 했다.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는 모두발언에서 "지난 1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지역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최근의 가장 무모한 도발"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를 위반한 이번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또 "최근 북한 정권의 한국을 향한 적대적 언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대화를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북한의 러시아 대상 무기 수출의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계속되는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제시한 의무를 준수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엔 한·일, 이날 오전엔 한·미 양국 북핵 수석대표간 협의도 이뤄졌다. 한·미 협의에선 불법 사이버 활동, 해외 노동자 파견, 해상 환적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또 러북관계의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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