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하락하던 뉴욕증시가 애플 등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반등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94포인트(0.54%) 오른 3만7468.6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3포인트(0.88%) 오른 4780.9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0.03포인트(1.35%) 상승한 1만5055.65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크게 뛰었다. 이날 애플은 개장 초부터 3% 이상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애플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가는 208달러에서 225달러로 높여 잡은 게 호재로 작용했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가 더 강해지고,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새로운 장비 수요로 이어질 것이란 게 BOA 전망이다.
반도체 관련주도 대만 TSMC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TSMC의 4분기 순이익은 2387억1000만 대만달러로 예상치(2252억2000만 대만달러)를 웃돌았다. 호실적 속 TSMC는 이날 10% 가까이 폭등했고, AMD(1.56%), 엔비디아(1.88%) 등 다른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2% 가까이 급등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증시는 실적 랠리를 펼쳤지만,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올해 1월 1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18만7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1만6000명 줄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월가 예상치(20만8000명)도 밑돌았다.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의미다. 그만큼 조기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시장은 인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중앙은행(Fed)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7.1%로 반영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55.7%,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1.4%에 그쳤다.
국제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2달러(2.09%) 오른 배럴당 74.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 연속 올랐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최고치다.
김성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 주가 상승과 함께 특히 나스닥100지수를 비롯한 XLK(기술), SMH(반도체) 등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며 미 증시를 끌어올렸다"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 영향으로 장 초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15%까지 올랐다. 이 점이 증시 상승 폭을 제한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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