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달 탐사선이 20일 달 착륙에 도전한다. 성공할 경우 세계에서 5번째 달 착륙 국가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0시께 달을 향해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계획이 예정대로 성공하면 일본은 미국,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는 나라가 된다.
슬림은 높이가 2.4m, 폭은 2.7m 크기의 무인 달 착륙선이다. 무게는 약 700㎏까지 줄였는데 이는 지난해 8월 달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약 1.8t보다 가볍다. 슬림 개발에 참여한 미쓰비시전기는 "경량화로 착륙 성공 확률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7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실려 발사됐다. 슬림은 로켓 발사 후 47분 시점에 궤도에 올라 이달 14일 고도 600㎞의 달 궤도에 진입해 달 주위를 돌고 있다.
JAXA는 슬림의 목표가 예정 착륙 지점의 약 100㎡ 내에 착륙하는 것이라 밝혔다. 기존의 착륙선이 정해진 궤도를 따라 착륙했다면 슬림은 착륙선이 특수 카메라를 통해 달 표면을 관찰하며 적당한 착륙지점을 골라서 내려앉는다. 슬림 착륙이 '핀포인트 착륙'으로 불리는 이유다. 착륙 후에는 슬림에 실린 작은 로버를 통해 달의 암석 구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일본은 그동안 JAXA와 민간 기업이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일본은 JAXA 탐사선인 하야부사2가 2019년 7월 지구에서 약 3억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Ryugu)에 착륙해 표면에서 시료를 채취한 다음 이를 지구에 보냈을 정도로 우주 탐사에서 선전했지만 아직 달 착륙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JAXA는 앞서 2022년 11월 미국 아르테미스 1호 미션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를 실어 보냈지만 역시 통신 두절로 달 착륙에 실패했다. 일본 벤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달 착륙선도 지난해 4월 착륙을 시도하다가 달 표면에 추락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신문은 "슬림이 착륙에 성공하면 일본 기업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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