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외화채 발행 작업 속도 낸다

입력 2024-01-19 14:10  

이 기사는 01월 19일 14: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연초 자금 조달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공사채 시장에 앞서 외화채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한국물 인기 효과를 누리겠다는 게 한전의 구상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달러채 발행을 위해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다음 주쯤 프라이싱(가격산정)을 진행한 뒤 금리 수준과 최종 발행 규모 등 확정하겠다는 게 한국전력의 방침이다.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 차환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오는 6월 5억달러어치 외화채 차환이 도래한다.

한국전력공사는 외화채 시장을 매년 활용하는 공기업 중 한 곳이다. 2022년에는 16억달러, 2023년에는 10억달러 발행에 각각 성공했다. 해외 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조달처 다변화 효과로 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한전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S&P는 “한전의 조정 차입금 규모는 2021년 100조원에서 2023년 9월 말 154조원으로 증가했다”며 “다만 연료비 안정화와 일부 전기요금 조정에 힘입어 한전의 수익성은 향후 12~24개월 동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물 시장은 연초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완판' 행진 중이다. 공기업 외화채가 좋은 스타트를 보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이달 3년 만기 8억달러, 5년 만기 8억달러, 10년 만기 4억달러 등 20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발행했다. 아시아 미국 유럽뿐 아니라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온두라스 등 각종 글로벌 기관에서 60억달러가 넘는 주문량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 흑자 전환에 따른 투자수요 확보 기대감도 크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1조9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다만 재무 부담 우려가 여전히 큰 건 부담 요인이다. 한전의 연결기준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564%에 달한다.

국내 공사채 시장에서 한전채 조달도 재개될 전망이다. 한전채 발행은 지난해 9월 이후 멈춰있다. 한전의 사채 한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여섯 개 발전자회사와 한전KDN으로부터 중간 배당을 받은 데다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 지분을 일부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한전채 발행 한도도 90조원대로 늘어나 80조원대인 현재 발행 잔액보다 10조원가량 여유가 생긴 것으로 관측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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