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사화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나경원 전 의원과의 '투샷'(둘이 나란히 찍은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나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당 색깔인 빨간색 재킷을 입은 두 사람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다. 배 의원은 유리잔을 들고 있고, 나 전 의원은 주먹을 쥔 모습이다.
배 의원은 게시물에 이모티콘과 함께 "1등+1등 크로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는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감사에서 배 의원이 현역 의원 중 1위, 나 전 의원이 원외 당협위원장 중 1위를 한 것을 의미한다.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두 분 응원한다", "두 눈이 정화되는 느낌", "국힘 최고의 미녀 의원" 등 열렬한 환호가 포착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다정한 투샷이 '어색하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던 나 전 의원은 1월 10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휴대폰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은 사흘 뒤인 13일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나 전 의원을 '해임'했다. 해임은 강도 높은 중징계로, 당시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나 전 의원을 향하고 있지 않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때는 나 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와 당시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로부터 당대표 불출마를 거세게 압박받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두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가, 대통령실을 비롯한 친윤계 그룹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당 초선 의원 48명도 성명을 내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 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는 거냐"고 쏘아붙였는데, 이때 성명에 이름을 올린 초선 의원 명단에는 '배현진'이 있었다.
여권 관계자는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사진에 대한 해석을 요청하자 "정치는 생물"이라고 짧게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상황이 언제 어떻게든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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