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생성AI 베팅…엔비디아 그래픽카드 35만개 '싹쓸이'

입력 2024-01-19 18:35   수정 2024-01-20 02:34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가 대량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은 물론 범용인공지능(AGI) 연구를 위해 막강한 슈퍼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빅테크도 AI 반도체 확보에 나서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BC 등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스타그램 릴스 포스팅을 통해 메타의 AI 로드맵을 공개했다. 그는 “컴퓨팅 인프라 확대를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35만 개가 필요하다”며 “다른 GPU까지 포함하면 총 60만 개 정도의 AI 칩셋에 해당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AGI 연구를 위해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GI란 특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생각과 학습을 하고 창작도 하는 AI를 말한다. 인간의 명령이 없어도 스스로 사고하고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AI’라고도 한다. 저커버그 CEO는 “AGI 개발은 회사의 장기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도 미래형 AI인 AGI를 연구하고 있다. 메타의 수석 과학자이자 ‘AI 분야 세계 4대 구루’ 중 한 명인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메타AI 연구팀 10주년 행사에서 “AGI 개발을 위해 GPU를 더 많이 사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대해선 “AI 전쟁에 그가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H100을 개당 2만5000~3만달러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4만달러를 웃돈다. 메타가 최저가로 H100을 구매한다고 해도 90억달러(약 12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저커버그는 2022년 말 등장한 오픈AI의 챗GPT로 인해 AI 열풍이 불자 지난해 회사 내에 생성형 AI 팀을 소집했다. 이후 메타의 LLM인 ‘라마’를 오픈소스로 내놓은 뒤, 이를 업그레이드한 ‘라마2’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성 AI 챗봇 ‘메타 AI’를 만들어 스마트글라스에 적용하는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메타는 ‘라마3’ 출시를 목표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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