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월 총선을 겨냥한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에 나섰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내비치던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준연동형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범야권 비례연합정당 가동까지 본격화하자 여당도 이에 맞서 대응에 나섰다.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교란한 ‘꼼수’ 위성정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당은 당초 병립형 회귀를 주장해왔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병립형 복원으로 일관되게 요청했지만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협의에 응하면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도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준연동형 유지로 기류를 선회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표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한 뒤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듯했지만 당 안팎에서 “정치개혁 후퇴”란 반발이 나오자 주춤한 상태다. 민주당에선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야권 연합정당을 비례 정당으로 두는 ‘외주형’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이 직접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는 논란을 피해 갈 수 있어서다. 기본소득당 등은 이미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홍익표 원내대표도 “논의해볼 만하다”고 화답했다.
거대 양당은 준연동형으로 바뀌면서 20석 안팎씩 손해를 보게 되자 각각 비례용 위성정당을 세웠다. 특히 야권에선 ‘시민 사회가 만든 플랫폼 정당’이라며 더불어시민당을 만든 데 이어 친문(친문재인)들이 모여 열린민주당을 창당했다. 비례정당이 35개나 난립해 투표용지 길이가 48.1㎝에 달했을 정도다. 이렇게 당선된 이들이 윤미향·김의겸 의원, 최강욱 전 의원 등이다. 이들은 혐오·갈등을 부추기는 ‘막말 제조기’로 평가받았다.
양당 탈당자들이 집결한 제3지대에선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설지연/정소람/배성수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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