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시간이 지체돼 화가 난 소비자가 아버지뻘 기사에게 정중한 사과 문자를 받은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기사님한테 문자가 왔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날 점심에 국수를 배달 주문했는데 1시간 10분이 지나도록 국수가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배달이 너무 안 와 가게에 연락했더니 곧이어 배달 기사님께 연락이 오더라"라며 "배달 기사님께서 ‘오토바이가 아닌 차량으로 운전해서 좀 막힌다, 죄송하다’고 하셨다. 목소리가 나이 좀 드신 아버지뻘 어르신 같더라"고 전했다.
이어 "오토바이로 배달을 해도 여러 집에 들러서 늦게 도착하는데 차로 배달하면 어쩌라는 거지 싶었다"며 배달받은 국수가 다 식은 채 불어있었다고 한다.
그는 다 식은 국수를 짜증난 상태로 먹어치웠다고 적었다.
이후 배달기사 B씨는 배달이 늦은 것에 대해 A씨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과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B씨는 “선생님, 배달이 늦어서 죄송합니다”라며 “제가 경력이 짧아서 빠르지를 못해 그런 것이니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아닙니다. 항상 운전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라고 답장을 보냈고, B씨 또한 A씨에게 “감사합니다. 새해에 다복하시기를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자신보다 새파랗게 어린 나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여가면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오묘하면서도 짜증 났던 감정이 수그러들더라"며 "이분도 열심히 일하시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게 사람 사는 것"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 게 맞네" "짜증 나다가도 진심어린 사과 문자면 마음이 녹을 듯" 등의 반응을 남기며 공감했다.
반면 일부는 "나라면 솔직히 중간에 배달취소 했을 것" "눈이나 비가 오는 날도 아닌데 한 시간 걸린 거면 거짓말 아니냐" "무조건 묶음배달하고 A씨 집을 맨 마지막에 갔을 것" "국수가 우동이 되어 왔을 것 같은데 나 같으면 항의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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