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여야는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안과 관련한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 이러한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법 시행 전 마지막 열리는 본회의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적용에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중처법 적용 유예 여부는 정부여당과 경영계, 야당과 노동계의 입장이 갈리는 사안이다. 정부여당과 경영계는 중소·영세자영업자들의 준비 부족을 이유로, 2년 추가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와 야당은 영세사업장에서의 산재 발생률이 더 높다며 예정된 법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정부가 2년간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공식 사과, 최소 2년간 매 분기 구체적인 준비 계획 및 예산지원 방안, 2년 유예 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 등의 3대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후 당정은 지난달 27일 50인 미만 중처법 적용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 대책을 내놨다. 올해 1조5000억원을 투입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6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중앙회) 등도 지난 3일 공동성명을 내 "유예기간 2년 연장 후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경영계의 약속에 대해서는 평가하면서도,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수용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에는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과 '산재예방 예산 2조원(현재 1조2000억원) 확보'를 새로운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는 국민의힘이 받지 않았다.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은 오는 27일부터 적용된다. 국민의힘은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법 개정안을 냈지만, 현재 이 유예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고용부는 중처법 확대 시행에 대비해 지난 2년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교육 등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전체 50인 미만 사업장 83만7000여곳 중 지원업체 수는 53.8%인 45만곳에 그쳤다. 노동계에서는 '예정된 법 집행'을 촉구하고 있다. 양대노총과 국회 환노위 민주당·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22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용 유예' 개정안 폐기를 주장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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