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주택 매입요건을 완화하고 매입 공고를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LH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경·공매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피해주택을 매입 후 공급하거나 보유 중인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하여 주거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04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사전협의 신청 건수는 228건이다. 매입 불가 등의 사유로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 받거나 긴급 주거지원 제도로 입주한 사례도 199건에 달한다.
다가구주택은 개별 등기가 불가능한 구조, 복잡한 권리관계로 인해 피해자의 우선매수권 활용과 경·공매 유예 등에 어려움이 있어 지원대책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다. 이에 LH는 다가구주택 전세 사기 피해자의 주거지원 확대를 위해 매입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전체 세대가 전세 사기 피해자로 결정되고 전원이 동의해야만 매입할 수 있었으나, 전체 세대 중 2인 이상이 전세 사기 피해자로 결정되고, 다른 임차인을 제외한 피해자들의 전원 동의만 있어도 매입이 가능해진다.
또 다가구주택 내 적법한 용도로 활용 중인 근린생활시설 또는 반지하가 포함된 주택도 매입 대상에 포함한다. 해당 공간은 매입 후 주민공동시설로 활용하고, 반지하에 거주 중인 임차인에게는 해당 주택 지상층 공실이나 인근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하면 전세 사기 피해자뿐만 아니라 기존 임차인의 주거권도 보장한다. 기존 임차인은 희망할 경우 자산·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임시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시세 50% 수준으로 최대 2년간 거주할 수 있다.
LH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전세 임대 제도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전세 임대 제도는 피해자가 원하는 민간임대주택을 물색하면 LH가 소유주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재임대하는 제도다. 피해주택 매입이 곤란한 신탁사기(임대차계약 무효)·근생 빌라(불법건축물) 피해자 등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고병욱 LH 주거복지본부장은 "이번 피해자 주거지원 확대 방안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많은 피해자분들께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피해자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지속해서 제도를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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