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대학생' 던랩, PGA 챔피언 등극

입력 2024-01-22 19:03   수정 2024-01-23 00:58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3년 만에 ‘아마추어 챔피언’이 탄생했다.

미국 앨라배마대 2학년생인 닉 던랩(20·미국·사진)은 22일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4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다만 던랩이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우승 상금 151만2000달러(약 20억1000만원)는 준우승자인 베자위덴하우트에게 돌아갔다. 던랩은 비록 상금을 내줬지만 PGA투어 2년 출전권을 확보해 PGA투어 직행 티켓을 손에 넣는 수확을 거뒀다.

이로써 던랩은 1991년 PGA투어 노던 텔레콤 오픈(투손 오픈)에서 우승한 필 미컬슨(54·미국) 이후 33년 만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가 됐다. PGA투어에서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역대 최연소 PGA투어 우승자는 2013년 19세 나이로 존 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31·미국)다. 우승 스코어인 29언더파 259타는 종전 기록인 28언더파(2014년 패트릭 리드)를 뛰어넘은 이 대회 최저타 신기록이기도 하다.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던랩은 중반 이후 샘 번스(28·미국)에게 추월당해 우승을 놓치는 듯했다. 하지만 16번홀(파5)에서 버디로 다시 균형을 맞췄고, 번스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승부의 추가 급격히 던랩 쪽으로 쏠렸다. 던랩은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흔들려 세 번째 샷 만에 그린 위에 볼을 올리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1.7m 거리 파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던랩은 “아마추어로서 이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대회 전에 누군가가 내게 우승 퍼트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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