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의 대화에서 "죄가 있다면 (발달장애인을)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나"라고 발언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장애인 부모 단체는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22일 부산장애인부모회 등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북구 합동 기자 간담회에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인 '평생교육센터' 존치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이때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평생 희생하며 살아간다. 부모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고 말했고,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노"라고 발언했다. 오 구청장은 본인의 발언 이후 장내에서 놀란 기색이 흐르자 "말을 잘못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오 구청장의 수습에도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결국 오 구청장은 부산장애인부모회 측에 사과문을 보내 "아픈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부모들이 많이 힘드실 테니 아이가 안 아팠다면 좋았을 텐데 가슴이 아프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산장애인부모회는 오는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함께 북구청 앞에서 오 구청장 규탄 집회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우경 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숨이 나온다. 참담하고 눈물이 난다"며 "오 구청장의 해명은 선의도 아니고 연민도 아니고 오히려 더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 회장은 "오 구청장 해명 기사를 보니까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다'는 취지였다는데, 장애가 있어도 건강하다. 장애는 질병이 아니다"라며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힘들다는 취지로 한 말이라고 사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인권 감수성으로 하는 사과는 받고 싶지 않아 별도의 답은 드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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