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익 의원, "해당 업체도 입찰 시 상당한 수준 제재 받아야"
권명호 의원, "국내 함정 시장 작아 해외수출 적극 추진" 제언
울산지역 정치권이 잠수함 설계도면을 해외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HD현대중공업은 22일 이채익(울산 남구갑), 권명호(울산 동구) 등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채익 의원은 이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설계도면이 해외로 유출된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대해 “한화오션에서 제작한 잠수함 건조 기술이 해외로 통째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건 국가 안보적으로 심각하고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해당 업체는 이미 3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의해 해킹을 당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잠수함 설계도 해외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힐 것을 관계 당국에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당업체도 앞으로 입찰에서 상당한 수준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경찰청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전직 대우조선해양 직원 A씨 등 2명이 내부 기술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후 이들이 도면을 대만 측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도면은 대만 정부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 "유출 도면은 방산기술 및 군사기밀, 대우조선 것도 아냐" 주장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도면은 구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도면이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1970년대 말 독일로부터 수입한 독일 잠수함 도면"이라며 "방산기술 및 군사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권명호 의원은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분야 수출 확대 전략에 대해 “국내 다른 방산 분야처럼 함정 분야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잠수함과 호위함급 이상을 연구개발 및 건조하고, 다른 조선사들은 중소형 함정 등으로 전문화해 경쟁력을 키워 수출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특정 업체 독점 문제의 경우 방사청 주도의 탑재 장비 관급화를 통해 조선소 간 공정한 수주 경쟁이 이뤄질 수 있게 관심을 기울여 달라”며, “K-함정 산업에 최적화된 전문화·계열화를 도입해 근원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 사업대표는 “HD현대중공업은 축적된 수상함·수중함 기술력 기반으로 동남아, 남미, 중동 등 권역별 해외 거점 지출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각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기업들이 좀 더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게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날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생산 현장을 방문해 대한민국 해군의 핵심 전력이 될 8200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에 승선해 고도화된 함정 전투 능력을 확인했다.
HD현대중공업은 1975년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급 호위함 선도함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0여 척의 국내외 함정을 건조했다.
오는 2030년까지 특수선사업부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해외 함정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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