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표면적 이유는 공천 잡음이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공천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사천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정도 문제로 집권당 비대위원장 사퇴까지 요구한 것이 적절한지 대통령실은 돌아보길 바란다. 갈등의 근저에는 김 여사의 명품 백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한 위원장이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고 한 것은 ‘정치 공작의 피해자’라는 대통령실의 시각과 배치된다. 물론 이런 인식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정권을 흔들기 위한 사전공작 성격이 뚜렷한 데다 한 개인을 이렇게까지 망신 줄 일인가도 싶다. 김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한 것도 과도하다. 그럼에도 국민이 명품 백을 받은 것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김 여사 문제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명할 건 하는 게 순리다.
국민의힘이 대선, 지방선거에 연거푸 승리했음에도 세 번이나 비대위를 꾸린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파열음이 더 커져 또다시 비대위 체제가 무너진다면 그 끝은 낭떠러지일 뿐이다. 대통령실이 “파국은 안 된다”며 수습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당과 대통령실 모두 원만한 정치 리더십을 발휘해 안보 경제 위기 속에서 집권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조속히 안정을 되찾기 바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