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사들은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공천 논란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의 거취에 대해선 비대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에 비유한 것은 선을 넘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7일 한 위원장이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한 것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을 압박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1년 전만 해도 나경원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막았던 결속력이 친윤(친윤석열)들 사이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2022년 9월 원내대표직 사퇴 이후 일찌감치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장제원 의원도 지난달 12일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성민 의원 역시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겨 친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은 이철규 의원 정도가 유일하다.
한 위원장이 결국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도 의원들 입장에선 부담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용 의원이나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총선 출마를 노리는 입장에서 과거처럼 대통령실을 적극 대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한 위원장이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세력 구축에 나설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맞설 유일한 차기 대선 주자로서 ‘미래 권력’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다. 한 위원장으로의 권력 쏠림이 가속화되고, 총선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대통령실과의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하지만 이는 “평생 엘리트로 살며 풍찬노숙을 해본 적 없는 한 위원장의 스타일상 현실성이 떨어지는 가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한 위원장이 명품백 논란 등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대통령실에 손을 내밀 수 있다. 사태는 봉합되겠지만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며 ‘정치인 한동훈’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하다.
노경목/도병욱/정소람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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