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회복될 것입니다. 나는 그걸 확실히 믿고 있습니다."
목포의 제일가는 청년 사업가 김대중. 탄탄대로를 걷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념의 정치에 희생되던 무고한 국민들이었다. 국민의 정치,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김대중은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보장된 미래를 뒤로 하고 파란곡절의 길 위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그 선택의 대가는 납치, 살해 위협, 투옥과 사형선고가 되어 그를 뒤흔들지만 죽음을 선고받은 마지막 순간에서 조금의 흔들림 없이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쳤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사형수, 네 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세 번의 대선 낙선을 거친 '낙선전문가' 김대중 대통령의 일생이 대한민국 현대사 위로 아로새겨진다. 개봉 후 호평 속에 상영 중인 영화 '길위의 김대중'이 개봉 2주차 9만 3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0만 명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길 위의 김대중'이 21일 상영까지 누적 관객 수 9만2388명을 기록했다. 10일 개봉 이후 12일 만에 9만 명 관객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내 한 영화관을 부인 김정숙 여사, 더불어민주당 양산갑·을 지역 당원 200여명과 찾아 '길위에 김대중'을 관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영화를 관람한 후 "제 가슴에 가장 간절하게 남아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모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장례식날 권양숙 여사 앞에서 오열했던 모습으로 오늘 영화에서 그분이 5·18묘역 앞에서 오열하던 모습과 똑같았다"며 기억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아마 똑같이 지금의 민주주의, 민생경제, 남북 관계 3대 위기를 통탄하면서 우리에게 행동하는 양심이 돼 달라고 신신당부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청년 사업가 출신의 김대중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방대한 양의 아카이브 자료와 최초 공개 자료, 역사적 순간을 함께 이들의 인터뷰로 담았다.
'길위에 김대중'의 관객 평점은 3주차에도 CGV 골든에그지수 99%를 유지하고, 네이버 실 관람객 평점은 9.80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SNS에는 '길위에 김대중'에 대한 추천과 관련 칼럼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특별 상영회와 단체 관람 등이 줄을 잇고 있다. 개봉 3주차로 접어든 금주에 정치 다큐멘터리 장르 영화로서도 이례적인 흥행 기록이 예상된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를 향한 필사의 발걸음과 삶의 궤적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 관객들과 20·30세대 관객층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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