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곗덩어리 삼겹살'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보냈다가 빈축을 산 업체가 결국 관할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인천시 미추홀구는 지난해 2~12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협약 업체였던 A 업체와 협약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추홀구와 협약을 맺은 5개 업체 중 재협약이 이뤄지지 않은 업체는 A 업체가 유일하다.
미추홀구는 이번에 논란이 된 A 업체의 삼겹살 품질 논란이 협약 해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다른 업체에서 보낸 답례품은 민원이 들어온 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A 업체는 지난해 12월 고향사랑기부자에게 비계가 다량 섞인 삼겹살·목살 한돈 세트를 발송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당시 기부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답례품을 받았는데 고기 질이 이렇다"며 사진을 첨부했고, 이는 육안으로 봐도 비계가 가득한 상태였다.
기부자는 "이 시기에 고향사랑기부제 하는 분들 많을 거 같은데 참고하라"며 "삼겹살 500g, 목살 500g 왔는데 목살은 살코기 덩어리라 먹을 만했는데 삼겹살이 저 상태로 와서 3분의 2 정도는 떼어내고 버렸다"고 했다. 미추홀구로부터 사과 요청 공문을 받은 A 업체는 이후 이 기부자의 상품을 새로 교환해주고, 직접 만나 사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22년부터 매해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배포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육가공협회와 대형마트 등 축산업 관계자들에게 배포한 이 매뉴얼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소포장 삼겹살은 1㎝ 이하, 오겹살은 1.5㎝ 이하로 지방을 제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과지방 부위는 폐기를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권고 수준에 그쳐 적극적인 대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에도 비곗덩어리 삼겹살이 확인돼 재차 매뉴얼을 배포했다"며 "(삼겹살 품질관리) 가이드라인에 잘 맞춘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에는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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