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준대형 그랜저가 현재 국내 도로에서 운행되는 차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국민차'로 확인됐다. 앞서 국민차로 통하던 중형 쏘나타를 밀어내고 3년 연속 최다 운행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성공한 사람이 탄다는 '고급차' 인식이 여전한 준대형 세단 그랜저로 국민차의 눈높이가 한 단계 높아진 셈이다.
그랜저, 156만4153대로 국내서 운행대수 '최다'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운행차량대수는 2594만9201대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차량 모델별 운행차량 대수를 살펴보면 현대차의 그랜저가 156만4153대로 1위를 차지했다.그랜저의 운행차량대수는 전년(2022년) 대비 3.4% 증가해 쏘나타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국민차로 입지를 다졌다. 지금 국내 도로에 돌아다니는 차량 100대 가운데 6대는 그랜저라는 통계다. 그랜저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많이 운행 중인 차량으로 집계됐다.
한때 국민차 타이틀을 차지했던 쏘나타는 2021년부터 국민차 자리를 그랜저에게 물려줬다. 지난해도 134만3069대로 20만대 이상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3위인 현대차 준중형 아반떼(134만808대)와도 격차가 거의 없다. 이어 기아 경차 모닝(97만8821대),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94만8660대)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왕이면 그랜저' 통했다…작년 신차 판매 1위
최근 추세도 그랜저가 좋다. 그랜저는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려(11만3062대) 유일하게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쏘나타는 국내 시장에서 3만9641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특히 그랜저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여 준대형 고급 세단에서 연비까지 좋은 차량이란 점이 부각되며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다 쏘나타에 비용을 좀 더 보태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이왕이면 그랜저'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 그랜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물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까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신차 구매시 쏘나타를 알아보다가 그랜저와 비교해보고선 그랜저로 마음이 기우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차량 옵션, 정숙성, 차체 사이즈 등에서 차이가 나다 보니 돈을 조금 더 주고서라도 그랜저를 구매한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1986년 '각그랜저' 출시 후 대표 준대형 세단 군림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대한민국 대표 준대형 세단으로 군림해 온 그랜저는 1992년 ‘뉴 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5년 ‘그랜저(TG)’, 2011년 ‘그랜저(HG)’, 2016년 ‘신형 그랜저(IG)’, 2019년 한 차원 높은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새롭게 태어났다.특히 현대차가 2022년 11월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가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신차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디 올 뉴 그랜저는 차별화된 고급감으로 플래그십 대형세단의 디자인 정체성과 웅장한 존재감을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는 1986년 최고급 세단으로 출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고급세단 명성을 이어오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특히 신형 그랜저는 지난 36년간 그랜저가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 위에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첨단 신기술과 디테일이 더해진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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