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외화채 6억달러 발행 성공...올해 증권사 외화채 물꼬

입력 2024-01-23 10:23  

이 기사는 01월 23일 10: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외화채 시장에서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홍콩H지수 ELS 손실 등 증권사를 둘러싼 리스크에도 조달에 성공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북빌딩(수요예측)을 진행해 6억달러(8034억원) 규모 달러화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는 3년물과 5년물이다.

이번 수요예측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미래에셋증권 싱가포르가 주관했다.

국내 증권사 중 올해 처음 발행하는 외화채다. 당초 부동산PF 리스크 및 홍콩H지수 ELS 손실 등 국내 증권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70억달러에 가까운 주문이 들어오며 예상 밖에 흥행에 성공했다. 리스크관리 능력을 앞세워 투자자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가산금리는 3년물, 5년물 모두 미국 국채금리에 200bp(1bp=0.01%포인트), 222bp로 책정됐다. 발행사가 처음 제시한 가산금리(최초제시금리, IPG)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초제시금리로 3년물 235bp, 5년물 260bp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거의 매년 외화채 시장을 찾는 꾸준한 발행사란 점도 투자 수요를 모으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회사는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달러채를 발행한 뒤 지난 2022년을 제외하며 매년 외화채 시장에서 5억달러 안팎의 자금을 조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국제 신용등급은 BBB급이다. 무디스는 Baa2등급,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BBB등급을 부여했다.

연초 국내 기업의 외화채 발행 도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연초효과와 더불어 연내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넉넉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외화채 발행에 나서는 중국 기업이 줄어들면서 아시아 기업의 채권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투자자 수요가 한국기업에 몰리는 추세다.

올해 한국수출입은행(20억달러), SK하이닉스(15억달러), 한화토탈에너지스(4억달러), 포스코(5억달러), 우리은행(7억달러) 등이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주 한국전력을 비롯해 CJ, 신한은행,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도 1월 말 이후 외화채를 발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도 올해 외화채 발행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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