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관련주를 주목하세요. 종목 가운데는 한미약품과 에이비엘바이오를 눈여겨 보세요."
허혜민 키움증권 혁신성장리서치팀장(사진)은 25일 '어디에 투자해야 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혹한기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산업을 억눌렀던 시장 환경이 확 바꼈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는 데다 눈에 띄는 신약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허 팀장은 "투자자의 시선이 항암제에서 비만 치료제로 이동했다"며 "당뇨, 심혈관·대사 질환 치료제로의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치솟으면서 바이오주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유망주로 에이비엘바이오와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를 꼽았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계약을 맺는 등 실력을 검증받았다. 재무구조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에 속한다. 허 팀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거래 계약을 맺은 기업 가운데 실제로 기술을을 이전한 곳 비율은 2021년에 10.1%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지난해에는 33%로 치솟는 등 국내 기업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제와 관련된 국내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펩트론을 꼽았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3상 임상을 예고했다. 펩트론도 글로벌 제약사와 비만 치료제 기술 수출을 논의 중이다. 허 팀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3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업체들도 충분히 가세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의 대형 업체들이 선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바는 지난해부터 송도 4공장을 가동하며 생산 여력을 대폭 늘렸다. 올해 5공장이 들어설 경우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 내 지위는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셀트리온은 내년에 나올 신제품이 있어 하반기부터 모멘텀(상승 계기)이 형성될 것"이라며 "헬스케어 합병으로 회계비용이 올해 반영되면 내년은 기저효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5월에는 HLB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IVIG-SN 10%'도 하반기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하는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미국 1차 치료제 허가 여부도 4분기에 나올 예정이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