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지난 17일 34명의 ‘공천 배제 현역 의원 명단’을 발표하며 김 의원을 올렸다. CVC 허용을 골자로 하는 김 의원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사실상 재벌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보유해 중소벤처기업에 가야 할 정책적 혜택을 가로채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다. 비상장한 벤처·스타트업 창업자에 한해 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주는 복수의결권 도입 내용이 담긴 ‘벤처기업 특별조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경실련은 “상법상 1주 1의결권의 대원칙에 크게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두고는 “은행의 과다 이익이 지금도 문제 되는 게 현실”이라며 김 의원을 비판했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 은행이 원활한 자금 운용을 하도록 신용공여를 허용하는 게 골자다. 세 법안은 모두 21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겼다.
이에 김 의원은 23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진정한 진보”라며 경실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좋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생산해 재분배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라며 “경실련이 이념적으로 발의한 법안을 ‘재벌 편들기 법안’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념적인 주장에 얽매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국회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실련의 발표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무조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무지의 결과”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복수의결권 도입에 대해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8명의 의원이 찬반 토론을 하는 숙의 과정을 거쳤다”며 “국회의 입법 권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을 두고선 “재벌이 아닌 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의 주장과는 달리 법안이 업계의 애로사항을 녹여낸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 비중 제한 등 해외에도 없는 규제가 남아 있어 아직도 CVC 투자가 위축된 게 현실”이라고 푸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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