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美 프로레슬링 중계권 확보

입력 2024-01-24 00:47   수정 2024-01-24 00:49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미국 프로레슬링 중계권을 확보했다. 스포츠 중계권을 발판 삼아 광고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대표 프로그램인 ‘로(Raw)’ 중계권을 확보했다. 넷플릭스가 장기간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중계권을 보유한 컴캐스트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2025년 1월부터 매주 3시간씩 송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을 넘어 캐나다, 영국, 남미에서 프로레슬링을 독점적으로 중계할 수 있게 됐다. 로뿐 아니라 ‘스맥다운’ ‘레슬마니아’ 등 WWE의 이벤트성 경기 중계권도 넷플릭스에 귀속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0년짜리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5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매입자인 컴캐스트가 지불한 금액(연 2억6500만달러)보다 88% 증가한 수치다. OTT 업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스포츠 중계권 계약이 체결된 셈이다.

WWE의 로는 매년 1750만 명이 시청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한 회당 시청자 수는 200만 명을 웃돈다. 넷플릭스는 작년부터 스포츠 콘텐츠 수요를 파악해왔다. 일회성 경기를 개최하고 테니스, 골프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자 중계권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선 넷플릭스 스포츠 중계권을 발판 삼아 광고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22년 출시한 광고 결합 요금제를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 케이블 방송사와 공중파 방송사가 지배하고 있는 TV 광고 시장 매출을 뺏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닉 칸 WWE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가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스포츠 중계권을 통해 구독자들에겐 더 높은 요금을 요구하고, 광고주에겐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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