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24일 현대건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도 가시적인 성장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가 분명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현대건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을 전년비 41.3% 증가한 8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같은 기간 94.5% 상승한 1445억원이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밑도는 수치다. 이 증권사는 목표가를 5만4000원,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원가율이 여전히 높고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현장에서 약 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며 "주택 부문에서 분양 세대수가 전년비 68.2% 감소한 1만1539세대인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목표가로 4만9000원을 제시하며 "매출은 높지만 영업익은 오히려 3분기에 비해 감소했다"며 "해외 현장에서의 일회성 비용 외에도 2021년 착공한 일부 주택 현장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올해 현대건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회사가 제시한 수주목표액도 작년 실적 대비 낮은 수치다. 회사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가 5만원을 제시한 신영증권은 현대건설이 올해 무리한 수주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박세라 연구원은 "작년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90조원에 달해 연간 매출액의 300%를 확보해둔 상황"이라며" 원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영업환경에서 아람코 아미랄, 신한울 원전 등 기수주한 대형 프로젝트 공정에 신경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태환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현재 주택 시황을 반영해 올해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발표했다"며 "원전, 풍력, 고급주택, 전력 중개거래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개선폭이 올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강경태 연구원은 "해외 공사 마진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6개 분기 동안 부진하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4분기 2.4% 상승한 점에 주목한다"며 "그룹사 공사 매출 상승에 따라 올해 현대건설 영업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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