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감독 셀린 송(36)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한석규·최민식 주연의 '넘버 3'(1997) 등으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로 알려져 '부전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3일(현지시간)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 따르면 송 감독은 "내 첫번째 영화로… 미쳤다"며 "엄청난 인정을 해준 아카데미에 정말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 크랭크인 전엔 단편영화 연출 경험조차 없는 신인이다. 그는 촬영 일정표를 뜻하는 '콜시트'도 볼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데뷔작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이 분야에 속한 게 맞는지, 사람들이 내 비전을 지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며 "내 비전을 지지해 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는 세 편의 여성 감독 영화가 올랐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이제 막 업계에 들어왔기 때문에 현 상태에 대해서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만 이 영화에 내 삶의 방식과 내가 여성인 점이 녹아들어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헤어진 뒤 20여 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한 두 남녀의 운명적인 이틀을 그린 작품으로 애플TV+ 시리즈 '더 모닝 쇼'의 그레타 리와 배우 유태오가 열연했다.
12살에 캐나다로 이주한 송 감독 영화의 상당 부분은 한국에서 촬영됐고, 대부분의 대사도 한국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10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놓고 '오펜하이머', '바비,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Maestro), '바튼 아카데미'(The Holdovers),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9편과 경쟁한다.
각본상 부문 경쟁작은 '추락의 해부', '바튼 아카데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메이 디셈버' 등 4편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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