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2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아이오와주에 이어 2연승이다.
AP통신은 이날 공화당 경선에서 35%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3.4%,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45.6%를 각각 득표했다고 전했다. CNN, ABC, CBS, NBC 등 다른 미국 언론들도 잇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했다.
트럼프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도 승리함에 따라 아이오와에 이은 2연승으로 대세론을 더욱 굳히게 됐다. 경선을 이어가겠다고 한 헤일리 후보는 내달 24일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대의원 50명)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후보가 이긴다면 그 시점부터 공화당 경선은 사실상 트럼프 후보 '1인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후보는 현재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상황이라 경선에서 이겨도 '사법 리스크'는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승리하면서 재선 도전의 첫발을 내디뎠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내달 3일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첫 공식 경선지로 선정했지만 '전국 첫 프라이머리 개최'를 주(州)법으로 못 박은 뉴햄프셔주가 이에 반기를 들고 23일 경선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투표용지에 바이든 이름을 직접 적어넣는 투표방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시종 70% 안팎의 압도적 득표로 1위를 지키며 승리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CNN 방송은 이날 경선 종료 직후 자체 예측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뉴햄프셔 민주당 프라이머리 수기식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 우위로 대세를 굳혀감에 따라 양당은 당초 예상보다 조기에 사실상 두 사람을 각각 자당의 대선후보로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11월 대선 리턴매치가 조기에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동시에 양당은 사실상 본선 대결 구도로 전환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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