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대학원생 인건비를 올렸지만 석사과정 연구원은 월 180만원에서 220만원, 박사과정 연구원은 월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되는 데 그쳤다. 2024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206만740원(1주 소정근로 40시간·월 209시간 기준)과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전액을 받는 학생은 극소수다. 대학원생 A씨는 “석사 220만원, 박사 300만원은 과제 참여율이 100%일 때의 인건비”라며 “과제 참여율에 따라 차등 지급해 100만원도 못 받는 석사생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국내 대학원의 이처럼 열악한 환경이 우수 연구인력의 해외 유출을 부추기는 셈이다. 미국 대학들이 장학금, 생활비 지원은 물론 상한선 없는 임금제를 앞세워 해외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과 대비된다. 최근 이공계 학사 출신들이 대거 해외 대학원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이 같은 요인에서다. 대학원생노조 관계자는 “영미권에서는 대학원생에게 최저생계비를 지원하고 근로계약 체결 등을 통해 노동권을 보장하지만, 한국은 처우가 박하다”며 “미래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 환경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내 고질적 갑질문화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숭실대에서는 소속 대학원생 B씨가 교수로부터 폭언을 듣고 며칠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발생했다. B씨는 작년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 참가한 학부생들을 인솔하는 과정에서 교수로부터 “너 때문에 망쳤다”는 폭언을 듣고 귀국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는 작년 11월 해당 교수에게 경징계를 내렸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이달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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