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철도 건설엔 아무리 적게 잡아도 6조원(단선철도 기준) 넘는 사업비가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성은 낙제점이다. 2021년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483에 그쳤다. 통상 이 수치가 1을 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간주된다. 특히 하루 예상 수송인구는 2035년 기준 주중 7800명, 주말 9700명으로 1만 명이 안 된다. 이미 있는 광주~대구 고속도로도 교통량이 2022년 기준 하루 2만2322대로 전국 고속도로 평균(5만2116대)의 절반도 안 돼 벌써부터 달빛철도에 텅 빈 열차가 다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런데도 여야는 영호남 화합과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명분으로 이런 우려를 묵살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을 2년에서 9개월로 줄여 최소한 사업성이라도 따져보자는 기획재정부의 ‘신속 예타’ 요구도 무시했다. 달빛철도뿐 아니다. 여야는 지난해에도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특별법과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주고받았다. 각각 12조8000억원과 6조7000억원이 드는 사업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각각 뿌려대는 선심성 정책도 수두룩하다. 당정은 올 들어 금융권 대출이자 환급, 소상공인 전기료 인하, 가정용 전기료 동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증권거래세 인하 등의 정책을 하루가 멀다하고 내놓고 있다.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기조가 근저에 깔려 있긴 하지만, 포퓰리즘적 요소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여당 정책을 향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더불어민주당도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 쌀 의무수매 확대 등을 통한 농가소득 보전 강화, 출산장려 지원금 및 아동수당 확대, 전 국민에게 저리 대출 등 하나같이 대규모 재정지출을 동반하는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이 표만 의식해 툭툭 던진 정책은 결국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특히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더 그렇다. 이미 국가부채가 1100조원을 넘었고, 나랏빚이 분당 1억원 넘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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