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의 책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의 선전은 주목할만하다. 지난 4일 출간된 책은 2주도 채 되지 않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16일 교보문고를 비롯해 같은 기간 예스24에서는 5위까지 뛰었다. 출간된 지 3주 만에 벌써 3쇄를 앞두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비롯해 새로운선택의 곽대중 대변인까지. 여야를 막론하고도 찬사가 이어졌다.
책의 이례적인 성공에는 국회 의정 활동 중 김 의원의 행보 등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통상 정치 베스트셀러의 공식으로 꼽히는 양당의 강성 팬덤을 자극하는 내용이 아닌 것도 크다. 김 의원이 정치를 하며 겪는 소회에 집중해 단순 정치 고관여층뿐 아니라 수필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박성열 사이드웨이 대표는 "품격있는 공동체와 장애, 인권 이러한 부분에서 자기 이야기를 풀었다"며 "40여년간 장애와 함께 살아오면서 겪고 느낀 일들이 독자들에게 힘과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책은 김 의원이 시각장애인으로 평생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 소회들에 집중했다. '들러리'로 들어왔지만 자신의 행보가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21대 총선 당시 김 의원이 겪은 일이다. “처음 비례대표 제의를 받았을 때 당 관계자들은 ‘그냥 당신이 안내견과 국회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큰일을 하는 것’이라며 4년짜리 들러리 역할을 제안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며 “나는 그것을 깨기 위해 여기 왔다. 나는 내 갈 길을 갈 뿐”이라고 썼다.
제목은 출판사와 저자가 함께 정했다. 지난해 6월 대정부질문 당시 김 의원의 연설이 모티브가 됐다. 당시 김 의원은 장애인 예산에 대해 질의하면서 성장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코이'라는 물고기를 소개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성장을 가로막는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돼주시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을 대변하는 공복으로서 모든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끝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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