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5년 만에 현장 경영을 재개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CJ올리브영을 찾았다. 그는 “올리브영이 CJ그룹 내에서도 주력 사업이 됐다. 특히 일하는 방식은 다른 계열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치열한 헬스앤드뷰티 온·오프라인 플랫폼 경쟁 속에서 올리브영은 최근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데믹과 맞물린 지난해 매출은 세 분기 만에 전년 매출(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연간 기준으로는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첫 매장을 연 이후 매출 1조원 달성까지 17년, 2조원 돌파까지 5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최근 성장 곡선은 가파르다.
올리브영의 경쟁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MD(상품 기획자)가 강하다. 올리브영 MD는 협력사와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 판매, 실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하게 챙기기로 유명하다. 강력한 상품력의 배경이다.
선제적 위기 대응도 주효했다. 팬데믹으로 매장 방문객이 70~80% 급감했을 때 발 빠르게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전략을 실행했다.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3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오늘 드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매장은 온라인 물류 거점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2017년 공식몰 출범 6년 만인 지난해 온라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란 추정이다. 2017년 공식 온라인몰 출범 6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올리브영은 최근 온·오프라인 ‘K뷰티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명동에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해 문을 연 ‘올리브영 명동 타운’은 해외 관광객들이 꼭 방문하는 필수 코스가 됐다. 이 매장의 일평균 방문객 수는 약 3000명, 이중 90%가 외국인이다. 지난해 올리브영 명동 상권 6개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590% 급증했다. 올리브영이 해외 150여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K뷰티 상품을 판매하는 역(逆)직구 플랫폼 ‘올리브영 글로벌몰’도 성장세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80% 늘었다.
올리브영은 K뷰티 생태계의 성장을 돕는 중심 플랫폼이기도 하다. 초기부터 상품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입점, 성공시키는 차별화 전략을 써왔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의 성장 발판이 됐다는 얘기다. 이들은 ‘제2 K뷰티 붐’을 타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
한국 브랜드 최초로 로레알 그룹에 인수된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3CE도 올리브영 입점을 통해 성장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토종 뷰티 브랜드들이 많다”고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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