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1조9122억원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7조7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32조7657억원으로 전년보다 26.6% 줄었고, 순손실 9조137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 실적은 당초 증권가 추정치(매출액 10조4696억원·영업손실 515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산업 전반에 AI 기술이 적용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특수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주력제품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업황 개선이 늦어지고 있는 낸드플래시에서는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낸드의 경우 회사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투자비용(CAPEX) 증가는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에서도 회사는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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