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카스'가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와 일본 맥주의 공세 속에서도 선두를 유지했다.
26일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카스는 지난해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38.61%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전년(38.37%) 대비 0.2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신제품 '켈리'를 내놓으며 마케팅 공세를 펼쳤고, 일본 맥주의 인기가 커지며 맥주 시장 내 경쟁이 치열했지만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가정용 시장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5%가량 줄어든 상황에서도 매출 감소세를 최소화로 막아냈다는 평가다. 카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3.8% 줄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2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점유율이 13.45%에서 11.95%로 1.5%포인트 줄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초 출시한 켈리는 4.48%의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켈리가 테라의 점유율을 잡아먹는 '카니벌라이제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는 2021년과 2022년 4%대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아사히'와 켈리에 밀려 4위권 밖으로 밀렸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11월 신제품 '크러시'를 선보이고, 걸그룹 에스파 소속 가수 카리나를 모델로 내세우며 마케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크러시의 유흥 채널 입점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서울권을 중심으로 900여 개의 점포에 입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소변 맥주' 논란이 불거지며 불매 운동으로 이어진 '칭따오'의 빈자리는 아사히가 차지했다. '노 재팬' 운동이 사그라든 데다가 칭따오의 위생 이슈로 인한 반사이익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사히는 지난해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선보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거품 나는 맥주 캔'으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대란이 빚어졌고, 전년 대비 매출이 411%가량 상승하며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아사히를 앞세운 일본 맥주는 지난해 5년 만에 수입 맥주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2022년 1위였던 중국 맥주는 칭따오의 추락으로 인해 3위로 밀렸다. 칭따오의 수입사 비어케이는 어려움 속에 지난해 희망퇴직까지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이 올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크러시의 영업에 나서면 맥주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일본 맥주가 올해도 선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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