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서 제외해달라"

입력 2024-01-26 17:27   수정 2024-04-03 10:00

정부가 신축 소형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빼주기로 하면서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 사이에선 역차별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비(非)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준공된 오피스텔 규제도 완화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준공되는 전용면적 60㎡ 이하 비아파트를 최초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 등 세금 산정 과정에서 해당 주택을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그동안 비주택으로 분류돼 4.6%의 높은 취득세율을 물었지만 청약 과정에선 주택 수에 포함되는 등 ‘이중 잣대’를 적용받았다”며 “신축 소형 오피스텔이라도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한 건 긍정적이지만 대상 물량이 너무 적어 얼어붙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까지 전국에서 집들이하는 오피스텔 물량은 2만6000여 실에 그친다. 올해 9569실, 내년 1만6848실이 준공된다. 수도권은 6억원 이하, 지방은 3억원 이하라는 가격 기준도 있어 실제 혜택을 받는 물량은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나 현재 분양을 준비 중인 사업주 사이에서도 “향후 2년간 준공되는 물량에만 혜택을 주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국회도 최근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달 비아파트총연맹의 국회 청원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청원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축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정부가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국토위 관계자는 “기존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서 빼줘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언급한 건 아니다”면서도 “정부가 기존 오피스텔에 대한 대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을 준주택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실상 주거 기능을 하는 만큼 오피스텔과 노인복지주택처럼 준주택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차장, 복도 폭 규제 등으로 인해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작년 9월 용도변경하지 않은 ‘불법’ 생활숙박시설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를 올해 말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준주택 허용 등 규제 완화는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국토위는 보고서를 통해 “계도기간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용도변경에 행정력을 기울이도록 협의를 강화하고 생활숙박시설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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