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를 기록한 지난 23일 이른 아침.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새롭게 오픈한 커피숍 앞에 차 한 대가 정차했고 할아버지 한 분이 가게로 들어섰다.
카페 직원은 "어서 오세요" 인사를 건넸다. 할아버지는 화분을 배송하러 왔다고 수신인을 확인하고는 곧이어 차에 가서 커다란 화분을 들고 들어왔다.
직원 A 씨는 화분 포장지를 뜯어놓고 뒤돌아 나가려는 할아버지께 "어르신, 커피 한 잔 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아, 그럼 라떼 한 잔 부탁할까요?"라고 했고 A 씨는 "아유 그럼요. 잠시만 기다리세요"라고 답했다.
A 씨가 후다닥 따뜻한 라떼 한 잔을 건네자 할아버지는 1만원 지폐를 내밀었다. 깜짝 놀란 A 씨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어르신"이라고 마다하자 할아버지는 "아침 일찍 열어서 아직 못 팔았죠? 내가 팔아줘야지"라고 한사코 돈을 건넸다.
A 씨가 어쩔 줄 몰라 하자 할아버지는 "그냥 받아도 괜찮아요. 내가 가게 문 연 곳 꽃배달 많이 했지만 커피 대접받아본 적은 처음이야. 고마워서 그런 거니 받아요"라며 돈을 쥐여줬다. 거스름돈을 건네려 하자 손사래를 치며 "많이 팔아요"라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가신 뒤 A 씨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전했다.
카페 CCTV에 담긴 상황이 SNS를 통해 공유되자 3일도 안 돼 약 300만명이 이 영상을 접했고 "감동 사연에 눈물이 난다", "멋진 어르신에게 큰 가르침을 얻었다", "추운 날씨지만 두 분의 마음씨에 하루가 따뜻해진다"는 훈훈한 댓글이 이어졌다.
해당 카페 측은 한경닷컴에 "늘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일 뿐인데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어르신 세대의 따뜻한 배려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전한 것 같다. 저도 이런 마음 씀씀이를 배워 항상 베풀면서 장사를 하려고 다짐한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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