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한 위원장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40%였다.
한국갤럽은 “김기현, 이준석 등 전임 당 대표들보다 좋게 평가됐고, 긍정률 기준으로만 보면 2012년 3월 당시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당시 긍정 평가 52%, 부정 평가 24%를 받았다.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 평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5%)보다 17%포인트 높았다. 이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는 59%였다.
이런 결과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이 가시화한 지난 21일 이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주 연속 하락한 31%(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1%로 전주와 같았다. 반면 한 위원장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47%, ‘잘못하고 있다’가 40%였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33%로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올랐다. 통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통령 지지도와 여당 지지율도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30%로 직전보다 3%포인트 떨어져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게 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6%), ‘소통 미흡’(11%), ‘김건희 여사 행보’(9%) 등이 상위에 꼽혔다. 이 중 김 여사 문제는 전주 대비 7%포인트 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문제에 대통령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면서 ‘당정 분리’ 효과를 줬다”며 “특히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부정 여론이 큰 수도권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검찰 선후배인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감안할 때 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점차 차별화해 나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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