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채식(vegan·비건)을 하는 여성은 임신 중 자간전증 발생과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시그네 헤데고르 교수 연구팀이 임신 여성 6만5천8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 최신호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자간전증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이다. 이는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다.
세계적으로 임신 여성의 2~8%에서 나타나는 자간전증은 비만, 당뇨병, 자간전증 가족력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지만, 생물학적 근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임신 25주에 시행한 식단 설문조사 결과, 이들 중 6만5천872명(98.7%)은 잡식 그룹, 666명(1%)은 생선, 닭고기는 먹는 채식 그룹, 183명(0.3%)은 우유, 유제품, 알을 먹는 채식 그룹, 18명(0.03%)은 완전 채식 그룹으로 분류됐다.
결과는 완전 채식 그룹이 자간전증 발생률이 다른 그룹들보다 높고 신생아의 출생체중이 평균 240g 적었다. 그러나 임신성 당뇨 발생률은 완전 채식 그룹이 다른 그룹들보다 낮게 나타났다.
임신성 당뇨는 원래 당뇨병이 없던 여성이 임신 중 당뇨병이 발생한 것으로, 산모와 태어난 아이 모두 나중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
채식 그룹은 모두 잡식 그룹보다 단백질 섭취량이 적었으며 특히 완전 채식 그룹은 미량영양소 섭취량이 다른 그룹들보다 훨씬 적었다.
완전 채식 여성이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아지는 한 가지 이유는 단백질 섭취량 부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완전 채식 여성의 숫자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이 결과의 해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임신 중 완전 채식이 임신 합병증과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일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한편, 완전 채식 인구는 2010년엔 1%가 안 되었지만, 2020년엔 약 3%로 크게 늘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완전 채식이 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북유럽 산부인과학회 연합회(NFSOG) 학술지 '스칸디나비아 산부인과학 회보'(Acta Obstetricia et Gynecologica Scandinavica) 최신호에 발표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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