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친환경 '새 도전'..."개인용 탄소 절감 플랫폼 출시"

입력 2024-01-28 13:00   수정 2024-01-28 13:15


“카카오의 강점은 풍부한 이용자입니다. 카카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도 이용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을 내놓는다면 사람들의 친환경 활동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육심나 카카오 ESG사업실장이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 2분기 개인용 ESG 플랫폼인 ‘같이그린’을 선보이겠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개인만의 ESG 지표와 친환경 활동 보상을 동시 공급해 누구나 탄소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선보이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카톡처럼 친환경 활동 읽는 시대 온다
카카오는 개인별로 친환경 활동을 정량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인 같이그린을 준비하고 있다. 올 2분기 출시가 목표다. 이 플랫폼을 내놓기 위해 카카오는 지난해 이용자 환경 기여 지표인 ‘카카오 카본 인덱스(KCI)’를 선보이고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의 친환경 활동을 계량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카카오T에서 전기택시와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 카카오페이나 카카오톡에서 전자문서를 활용하는 경우,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등을 자체 친환경 지표로 산출했다.

같이그린은 이 지표에 개인별 보상을 결합한 형태다. 카카오는 전기차·태양열 이용 정도를 플랫폼에 우선 반영한 뒤 다른 친환경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카카오톡에 같이그린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육 실장은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에서 활용 가능한 디지털 아이템, 할인·기부 쿠폰 등을 ESG 지표 달성 보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협력사들과 함께 탄소배출권, 포인트 등의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기업·소비자간 거래(B2C)로 친환경 활동을 풀어내기에 적합한 플랫폼 자산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앱 시장 조사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102만명으로 1위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도 B2C 사업을 하고 있어 소비자 접점이 많다.

육 실장은 “사내에서도 인사 평가 기준 중 하나인 ESG 핵심성과지표(KPI)의 적용 범위를 최고경영자(CEO)에서 임원 대상으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사내에서도 친환경 활동을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과 대학가도 잇는다
카카오톡의 장점을 살린 다른 ESG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2년부터 5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DX)을 지원하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시장마다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어 단골 관리와 디지털 마케팅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회원(친구) 수 1000명을 넘긴 채널엔 인증패도 준다. 유튜브가 구독자 수에 따라 ‘실버버튼’, ‘골드버튼’ 등을 지급하는 것과 비슷하다. 육 실장은 “전국 전통시장 1400여곳 중 111곳에 DX 사업을 했다”며 “올해엔 시장 참가 신청을 한시 모집에서 상시 모집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과 대학가를 이어주는 일도 시작했다. 카카오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16개 대학 학생들의 전통시장의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20대 청년층의 유입을 늘려 장년층 고객 위주인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부여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지난해 DX에 성공한 전통시장들을 우수사례로 정리한 뒤 이를 다른 시장에 알리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이 직접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테크포임팩트’ 사업도 확장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KAIST, 개발자 커뮤니티인 모두의연구소 등을 지원해 다중 혈당 측정 앱,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용 AI 영상 분석 기술 등을 선보이는 데에 성공했다. 육 실장은 “올해엔 지속 가능성이 높은 지원 프로젝트를 골라 5~10개를 동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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