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시공사 부도나면…"중도금 납입부터 중단을"

입력 2024-01-28 16:54   수정 2024-01-29 00:34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고꾸라지는 건설사가 줄을 이으면서 분양계약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만약 분양받은 아파트의 시공사가 중간에 도산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일단 중도금 납입부터 중단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30가구 이상 아파트는 의무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이 보증에 가입한 주택의 계약자라면 걱정을 그나마 덜 수 있다. HUG에 분양이행이나 환급이행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환급이행은 그동안 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돌려받는 걸 의미한다. 분양계약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환급이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분양사고가 터진 이후 보낸 돈은 보증 대상이 아니라는 데 유의해야 한다. 시공사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중도금 납입을 멈추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가격 할인을 받기 위해 중도금을 선납하는 사례도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은 원칙적으로 환급 대상이 아니다. 선납 할인을 결정할 때 시공사의 재무 상태를 잘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분양사 측에 현금을 직접 건넬 때도 HUG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계약서에 지정된 납부 계좌로 분양대금을 내야 한다.

HUG의 환급이행이 실행되더라도 계약자 피해는 불가피하다. 먼저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에어컨 같은 옵션 비용에 대해선 HUG가 보증해 주지 않는다. 이자 부담도 개인 몫이다. 분양계약자가 금융회사에서 받은 중도금 대출 등의 이자분은 HUG가 보증 책임 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시장 침체로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내거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보증사고가 터지면 이런 혜택도 당연히 날아간다.

일반 분양계약자가 아닌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은 HUG 보증 대상이 아니다. 전매로 분양권을 매입한 경우는 보호받을 수 있다. 공정률이 80% 넘은 사업장이라면 환급이행을 선택하지 못하고, 분양이행만 고를 수 있다. 시공사를 바꿔 공사를 재개하더라도 입주 지연 등에 따른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분양사고가 발생하면 입주자대표회의를 잘 꾸려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는 HUG 분양보증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다. 이런 경우 경·공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그동안 낸 돈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할 공산이 작지 않다. 비아파트 분양계약자라면 해당 주택이 HUG 분양보증에 가입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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