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치관이 주거 선택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 일례로 요즘 MZ세대 사이에선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작은 공간에서 간소하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추구해서다. 소유와 소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반영됐다.
또 공유 경제의 영향을 받아 코리빙(co-living) 공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코리빙은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결합한 주거 형태다. MZ세대는 주거 비용을 아끼면서 사회적 교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이들은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커뮤니티와의 연결도 중시하는 삶을 추구한다. 남녀 전용 코리빙뿐 아니라 남녀 공용 코리빙도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동거로 비치겠지만, 이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MZ세대는 왜 타이니 하우스나 코리빙을 선호할까. 경제적 이유가 크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젊은 세대에 주거비는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이다. 주거비 절감을 위한 해결책으로 코리빙 등을 선택하는 것이다. 거주자는 공용 공간을 공유해 임차료·관리비 등의 비용을 분담할 수 있다. 이는 주거비가 많이 드는 대도시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같이 거주하는 사람끼리 공동 구매하고 공유하면 생활비도 아낄 수 있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여행, 취미, 교육 등 다른 곳에 사용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삶의 질을 높여 나간다.
MZ세대가 추구하는 독특한 삶의 방식은 미래 주거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들은 주거 공간을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 작용과 커뮤니티 형성의 장소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미래의 건축에서 커뮤니티 중심의 공간 설계가 중요해질 수 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요구에 맞게 더 다양하고 저렴한 주거 선택지 개발이 촉진되면 주택시장과 임대 정책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MZ세대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개인주의적 성향도 이런 공동 주거 형태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교류와 협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건강한 사회 구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의 ‘주거 혁명’ 때문에 전통적인 집의 개념이 차츰 변화하고 있다. 이는 주거 변화 이상의 사회·문화적 변화다. MZ세대의 경험과 가치관은 미래 세대의 주거 선택과 생활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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