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갤럭시S24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보안 기능이 꼽히고 있다. 실시간 통역 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마음껏 누리면서도 내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on-device·내장형) AI’ 휴대폰을 선보이면서 ‘철통 보안’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해 온 애플과의 ‘보안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발표하며 AI 기능을 뒷받침하는 보안 기능을 강조했다. AI 기능을 활용하면서도 데이터가 내 기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디바이스 AI’ 덕분이다. 인터넷이 별도로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는 AI 시스템이다.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기반한 AI 서비스는 내 기기의 데이터를 거대한 외부 서버에 전송해 연산을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도 늘어난다. 말단 기기인 스마트폰에서 알아서 AI를 가동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다양한 보안 관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페이지도 제공하고 있다.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대시보드에서는 계정 보안, 분실기기 보호, 앱 보안, 업데이트 현황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어떤 앱이 어떤 권한을 통해 어떤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간편하게 보고, 민감한 권한은 취소하거나 앱을 삭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악성 앱이 깔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오토 블로커’ 기능이 추가됐다. 개방형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갤럭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안 기능으로 구매욕을 자극한 마케팅은 애플이 먼저 시작했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와 iOS17의 장점으로 보안을 내세웠다. iOS17에 새로 추가된 ‘실시간 음성 메시지’ 기능이 대표적이다. 상대방이 음성 메시지를 남길 때 이 내용이 바로바로 화면에 텍스트로 뜨며, 사용자는 텍스트를 보고 전화를 받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애플은 모든 음성 메시지 내용 등이 외부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에서 ‘온디바이스 프로세싱’으로 처리돼 애플에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매력 포인트로 강조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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